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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2009

St. Augustine에서 물수리와 눈을 마주쳤다



미국 플로리다, 북동쪽 해안가에 St. Augustine 이라는 도시가 있다.

위치는 이곳을 참고하자.


1565년에 스페인에 의해 처음 건설되었고, 이후 스페인, 영국, 미국 등으로 주인이 바뀌었다. 

이러한 배경 덕분에 세인트 어거스틴의 건물들은 여러 양식이 섞여 있다. 

우리가 도착했을 때에는 날씨가 좀 흐리고 구름이 많았다.

날씨가 맑고 하늘이 푸르렀으면 좀 더 좋았을텐데 아쉬웠다.

아무튼 이곳을 여행한 후 St. Augustine에 대한 키워드는  흰색과 창문 그리고 물수리가 되었다.




1. 건물 및 거리


세인트 어거스틴은 오랜 역사를 가진 도시로써 전통적인 건물이 많이 보존되어 있다.

가장 눈에 많이 띄는 건물은 스페인풍으로써 하얀색과 주황색이 많이 사용된 건물이었다.





위의 건물은 Lightner Museum 이다.

대부분의 도시 중심부의 건물 양식이 위와 같았다. 

하얀색과 주황색의 조화는 건물의 모양과 정말 잘 어울렸다.





그렇다보니 이렇게 일반 상점 조차 스페인 풍을 취하고 있다. 

우리나라 전통 가옥들도 이렇게 거리와 잘 어우러지게 지을 수 있을것 같은데, 

아쉬운 마음은 지울 수 없었다.

(저기 걸어가는 네명이 같이간 친구들인데, 이렇게 보니 정말 관광객 같네 ㅋㅋ)


그리고 좀 특이했던 건물은 아래에서 보이는 것처럼 낮은 건물이었다.

아마도 이것도 스페인 전통 가옥이려나?





이런식의 낮은 건물들을 종종 볼 수 있었는데, 

어느나라 양식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아무튼 나름 매력이 있었다.

왼쪽 사진의 장소는 극장이며, 오른쪽은 기념품 상점이다.


우리는 이곳들을 모두 둘러본 후 시내 중심가를 지나 기념품 가게들이 모여있는 곳으로 들어갔다.

이곳은 한눈에 보기에도 미국식의 건물들 이었다.








위와 같은 형태의 건물들은 미국 전역에서 어렵지 않게 만나볼 수 있다.

아마도 미국의 영토로 편입된 후 관광객이 많아지자 지은 건물일테니, 미국일테지.


이런 기념품 판매숍에서 이런 정겨운 물건도 만날 수 있었다.



이 가방은 직사광선을 피해하고 통풍이 잘 되고 건조한 곳에서 보관해야만 한다. ㅋㅋ



이곳에서 좀 더 안쪽으로 걸어들어가면 좀 더 낡은 집들을 볼 수 있다.




맨 왼쪽의 집은 좀.... 미국 양식은 아닌거 같지만, 가운데와 오른쪽은 확실히 미국 양식이다.

마지막으로 한가지 더 재미있었던 점을 소개하자면 이곳에서 본 담벼락이다.




오래된 도시이다보니 담벼락도 오래되었다.

이끼와 어우러진 담장은 꽤나 인상적이었다. 

또한 바닷가와 인접한 곳이어서 그런지 조개껍데기를 반죽하여 벽을 쌓아올린것을 볼 수 있었는데,

이 또한 신기하게 눈여겨 본 부분이었다 :)






2. 창문과 대



세인트 어거스틴을 돌아보면서 또 한가지 눈에 들어왔던 것은 바로 창문과 대문이었다.

창문이 이쁘게 꾸며져 있었는데, 이것도 아마 개성의 표현이 아닌가 싶다.


우선 가볍게 시작해보면 교회에서 본 창문이다.

이런건 여기저기서 많이 볼 수 있으니까.





처음엔 이런 창문만 보여서 흥미롭지 않았다.

그런데 코너를 돌자마자 다양한 창문들이 내 눈에 들어왔다.





정말 깔끔했다.

너무 깔끔하고 색도 이뻐서 한참을 바라보았다.

한폭의 그림을 보는 기분이랄까?

이 때 부터 나는 창문들을 유심히 지켜보기 시작했다.





요건 뭔가 유럽식인거 같은데 화려하지만 무언가 차분한 느낌이었다.





창문에 금속으로 된 장식을 붙여두고 큼지막한 유리창 배치한 것이 대단히 아름다웠다.

여기가 비록 기념품 가게였지만, 이런 창문에 아기자기한 악세사리들을 어여쁘게 배치함으로써 한껏 분위기를 낸 점에 높은 점수를 주고 말았다.





이것은 어느나라 양식일까?

금속으로 된 장식 대신 나무로 된 여닫이 문을 달았다. 

강한 바닷바람이 불어오면 저 문을 닫는것일까?





개인적으로 이런 창문이 가장 아름다웠다. 

금속 장식 없이 녹색 테두리에 노란색 내부 장식을 이용했다.

이런 창문이 내 방에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



이건 그 외의 창문들이다. 

스페인식이라고 알고 있는데, 왼쪽은 조금 일본을 닮은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그런데 잘 보아야 할 점은 창문 위의 처마이다.

나무로 잘 이어 붙였는데, 그 사이사이의 피어난 식물들이 어찌나 잘 조화되던지.

죽은 나무로 만든 창문과 처마에,

결국 자연은 생명을 틔웠다.





나무는 죽지 않고 사람 곁에 남아, 인간과 함께 하는것 같았다.





3. 요새와 바다 그리고 물수리



세인트 어거스틴의 바닷가에는 멋진 요새가 자리하고 있다.

이 요새의 이름은 Castillo de San Marcos 이고, 1672 년에 스페인에 의해 건설되었다.

요새이기 때문에 성 처럼 거대하지는 않고, 조금 아담한 느낌마저 들기도 했다.






해안을 따라 이렇게 요새의 성벽이 이어져있고, 그 위로 대포가 배치되어 있었다.

이곳에 올라 바다를 내려다보면 바다위의 떠있는 많은 요트들을 볼 수 있다.

이 곳에서 많은 사람들이 요트를 즐기는 듯 했다.





이렇게 요트를 보고 와~ 멋있네~ 하고 있는 찰나에 고개를 들었는데, 

바로 그 때 세인트 어거스틴에서의 잊을 수 없는 장면을 보게 되었다.


하늘 위로 물수리 한 마리가 날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다리에 잡고 있는 물고기가 눈에 갑자기 들어왔다.

나는 아무런 생각을 할 틈이 없었다.

그냥 카메라를 들어올렸다.

반사적으로,

몸이 움직였다.







정신없이 셔터를 눌렀으나,

굉장히 빠른 속도에 몇장 찍지도 못했다.


나는 물수리가 그렇게 빠른지 처음 알았다.


그렇게 정신없이 사진을 찍고, 

한동안 날아가는 것을 바라만 보았다.

그리고 더이상 내 눈에 보이지 않을 때 쯤,

내가 찍은 사진을 확인해보았다.


첫 컷을 보고서는 한참을 들여다 봤다.

이녀석 ...

그 순간 나를 바라 보고 있었다.

내가 자신을 찍으려 한다는 것을 눈치챈 것일까?


그리고는 유유히 자신의 사냥물을 자랑하며 내 시야에서 사라졌다.





저 늠름한 모습이 보이는가?

바로 저 물수리 덕분에 내 미국 여행 전체에 걸쳐, 

절대로 잊을 수 없는 가장 멋진 추억이 만들어 졌다.


그렇게 사진을 찍고,

들뜬 마음으로 니냐니뇨하며 걸어오는 찰나에 친구들을 만났다.

나에게 날아가는 물수리를 보았냐고 했다.


나는 재빠르게 사진들을 보여주며,

눈이 마주친 이야기, 엄청 커다란 물고기의 이야기를 늘어 놓았다.


친구들은 이런걸 놓치지 않는게 신기하다며,

하필이면 그 때 딱 눈이 마주친게 신기하다고 했다.


나는 아직도 그 때의 모든 장면이 생생하다.






Flickr: http://www.flickr.com/photos/daeyeon/122894725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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