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장에 사진에는 여러 가지 감정이 겹겹이 중첩된다.
사진 속의 피사체가 유발하는 감정
사진사가 사진을 촬영할 때 느끼는 감정
사진을 찍는 순간 사진 속에 촬영된 여러 사람들의 순간의 감정들과 사물들이 주는 느낌들
사진 속에 찍히지는 않았지만 사진이 찍혔던 그 장소에 함께 있었던 사람들의 감정들
그 사진을 바라보는 제 3자의 감정
그리고 사진을 찍은 사람이 자신의 사진을 바라보는 감정과
그 순간을 함께 했던 사람이 그 사진을 바라보았을 때 느낄 감정.
이 모든 감정이 한 장의 사진에 뒤섞여 사진이 된다.
그렇게 사진사가 찍은 한장의 사진은 수백, 수천가지의 새로운 사진으로 태어난다.
나에게 있어서 사진이란 그런 다양하고 끝없는 감정을 담아 한데 섞는 통이다.
2010년 63빌딩 왁스 뮤지엄
동시에 기억들의 이정표이기도 하다.
사진의 주제와 상관없이
사진의 내용과 상관없이
사진이 가지고 있는 그 어떠한 요소와는 상관없이
어떤 사진들은 내 가슴속 하나의 기억을 가르킨다.
그 사진들을 볼 때 마다 그 사진 자체가 보이는 것이 아니라 바로 그 기억이 머리속에 떠오르기 때문이다.
그것이 추억이려나 싶다.